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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그곳은 차갑게? (칼럼)고환이 스트레스 받아 생기는 병, 정계정맥류
최형기 비뇨기과 전문의 | 승인 2018.04.09 11:48
▲사진제공 KBS...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남성불임, 정계정맥류를 설명하는 한장면

 

“혹시… 이게 병입니까?”

답답한 노릇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심각한 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잘 모른 채 생활한다. 더욱이 “이것도 병이냐?”라고 물어오면 의사로서는 할 말을 잊어버린다. 마치 의사가 없는 병을 만들고 있는 것처럼 오해할 때는 정말 한숨 밖에 안 나온다.

특히 생식기 쪽 질환은 남자들이 질병으로 확인 되어도 스스로 인정을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자의 자존심에 치명타라고 생각해서 더 그렇다. 그 중 하나가 ‘정계정맥류’라는 질환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고환이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생기는 병이다.

‘고환이 왜 스트레스를 받아?’라며 의아해 하겠지만, 정맥의 피가 정체되면서 맑은 피를 공급받지 못한 고환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결국 장애로 연결되는 것이다.

음낭의 고환에서 신장까지 이어져 있는 정맥은 직경이 좁고 길이가 긴데 이 정맥의 혈액이 신장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고여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를 수 있다.

한마디로 정계정맥류는 고환에서 나오는 정맥이 늘어나서 마치 지렁이가 얽혀 있는 것처럼 덩어리가 되는 상태를 말한다. 더러운 피가 싫어서 생기는 트러블인 셈으로 심하면 만져지거나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부풀어 오른다.

오른쪽에 있는 고환의 정맥은 비스듬히 하대정맥으로 들어가지만, 왼쪽 고환 정맥은 신장의 정맥에 바로 연결되므로 오른쪽보다 중력에 대한 저항이 더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혈액이 신장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고이면서 정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버리는 것이다. 정계정맥류의 85%가 왼쪽에서 주로 발견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고환 속에 정체된 피가 괴면 자연히 독소가 생긴다. 또한 혼탁해진 혈액으로 고환 기능도 차츰 떨어질 수 있다. 장기간 방치할 경우 ‘정자 만들기’ 메커니즘에 장애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처음이야 정자의 숫자가 줄어들고 활동성이 떨어지는 정도로 그치겠지만, 결국에는 정자가 생산되지 않는 무정자증 남성이 되어 고초를 겪을 수 있다.

최근 초등학교 남아 대상으로 정계정맥류 촉진검사를 해 본 결과, 115명 중 5명이 정계정맥류가 의심되는 초기단계를 보이고 있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참으로 큰일이다.

특히 정계정맥류는 사춘기 때부터 발병할 수 있기에 부모들이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남자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들의 고환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요즘 초등학교 3-4학년만 해도 다 자란 아들에 속해서 고환을 관찰할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겠지만, 남편에게 특별히 부탁을 해서라도 아들 고환을 꼭 체크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본인 스스로 관찰해도 되겠지만, 아무래도 부모의 세심한 배려가 훨씬 더 정확하지 않을까.

정계정맥류일 경우 어릴 때 치료하면 완벽하게 고칠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 이미 변화가 와 버린 단계라서 완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

솔직히 자신의 음낭을 유심히 관찰하는 경우는 드물다. 설사 고환에 이상을 느낀다 해도 성의 무지로 인해 조기치료 기회를 놓쳐 버리기 일쑤다. 대부분 지속적으로 발기부전을 경험했거나, 아내를 임신시키지 못하는 난임 부부가 되었을 때 비로소 비뇨기과를 찾게 된다.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A씨는 1년간 불임병원에서 인공 시술(인공수정, 시험관시술) 등의 난임치료를 받다가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남성 클리닉을 찾은 케이스였다. 좌우 음낭을 살펴보니 육안으로는 정계정맥류 증상 같진 않았다. 하지만 정액 검사를 해보니 또래 남성에 비해 정자의 숫자가 현저히 적었으며, 운동성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과소약정자증’이 분명했다.이럴 경우 정밀검사를 해봐야 한다.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한 ‘음낭-음경 조영술’이 바로 그것이다. 음낭-음경 조영술을 통해 흥분하여 발기된 상태에서 음경으로 흐르는 피의 흐름과 음낭의 피가 괴는 것을 체크해 봤더니, 음낭 좌측에 혈액이 정체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외선 체열검사 결과, 좌측 음낭의 온도가 우측에 비해 1도 가량 높았다. 임상적으로 눈에 잘 안 보이는 ‘숨어 있는 정계정맥류’였던 것이다.

A씨는 결국 수술을 했다. 조금 늦게 발견해서 걱정이 되긴 했어도 간신히 고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1년쯤 지난 어느 날 예쁜 딸을 낳았다며 가족사진을 보내왔으며, 또 한가지! '예전보다 성기능이 훨씬 더 좋아졌다'는 환희에 가까운 소식을 전해왔다.

필자는 A씨를 치료하고 나서부터 정계정맥류 환자가 수술 후에 성 기능이 호전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부쩍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임상경험을 통해 임포텐츠(발기부전)를 호소하는 환자 중 정계정맥류 환자가 정상 남성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음경-음낭 조영술(Scroto-Penogram)을 통한 정계정맥류와 성 기능>이라는 새로운 학설의 논문을 세계 임포텐츠 학회에 발표할 수 있었다.

남자에게 성욕과 정력은 자존심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남성이 자신이 ‘무정자증’임을 알게 되었을 때 마치 사형선고를 받은 것처럼 절망한다.

그날부터 그 남자의 기(氣)는 땅바닥에 떨어져서 일어날 기력을 잃게 된다. 비뇨기과 의사 입장에서 누차 강조하지만, 생식기에 대한 의학적 지식 부족과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인해 엄청난 재난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선 결코 안될 것이다.

항상 강조하지만, 남자들의 고환은 차가워야 한다. 예로부터 ‘남자는 아랫도리가 차야 사내구실을 잘 하고 자식도 잘 낳는다’고 했다. 백번 옳은 말씀이다.

고환에서 정상적으로 정자를 생산하려면 체온보다 2도 낮아야 한다. 그야말로 그곳(?)이 너무 더우면 고환 주위 혈관이 늘어나고 피가 고인 상태가 된다. 고환 온도가 1도 상승하면 정자 숫자가 40%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괜히 겁주기 위한 통계가 아닌 것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하루 종일 앉아서 휴대전화만 보고 있고, 통풍이 되지 않은 꽉 끼는 청바지 입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미래 자산인 태아 생산에 제동이 걸릴 위기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이여! 하루 종일 팬티 안을 덥게 만들었다면 귀가해서 샤워할 때라도 찬물세례를 해보라. 어떡하든 '그곳'을 차갑게 만들어야 우리나라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필자는 굳게 믿는다.

 

비뇨기과 전문의 최형기 원장

▶ 최형기 박사는 194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영동 세브란스 병원에서 비뇨기과 교수로 재직하며 국내 최초로 ‘성기능 장애 클리닉’을 개설한바 있다. 저서로는 ‘性功해야 成功한다’ ‘아내와 남편이 함께 하는 섹스 코디네이션’ ‘백살까지 즐겁게’ 등이 있으며, 현재 삼성동에서 성공비뇨기과를 운영하고 있다.

 

 

 

 

 

 

 

최형기 비뇨기과 전문의  mdmom@medi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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