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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간 100조 투입했는데 출생아는 역대 최저
이승주 기자 | 승인 2018.03.04 16:34

-- 출산휴가 등 모성보호·육아지원 확대…'국가적 문제' 공감대
-- 일·생활 양립 지원하는 제도기반 확충했지만 저출산 악화일로
-- 취업난·저임금·주거불안 등 구조적 문제 대응 부족

 

▶출산율 하락(일러스트)... 제작 김민준 아이클릭아트 그래픽 사용 (사진출처=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합계출산율 1.05명 밖에 안 되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고 최근 10여 년간 100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했지만, 작년 출생아가 4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역대 최악의 성적표가 나왔다.

아무리 정부가 출산·양육에 관련되는 제도를 개선하고 저출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각계로 확대하는 등 사회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였지만 출산 기피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도대체 원인이 무엇인가? 연합뉴스는 4일, 이에 대해 <저출산 탈출>이라는 주제로 심각하게 보도하였다.

 

▶출산·양육 지원 확대로 해결 도모…'저출산은 국가적 문제' 공감대
 

저출산은 고령사회 문제와 함께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국가 의제로 설정됐다.

2005년에는 적정 인구를 유지하고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했다.

정부는 2006∼2010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2011∼2015년에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시행했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계획으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추진 중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은 과거보다 확대됐다.

출산휴가급여 지원 기간이 30일에서 90일로 늘어났고,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유산·사산휴가 제도를 신설하는 등 모성보호 조치가 강화됐다.

가족친화기업을 인증해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으며 사업장별로 임의로 시행하던 남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배우자 출산휴가가 의무화됐다.

현재는 배우자 출산 휴가는 유급 일수 기준 3일이며 이를 단계적으로 10일까지 확대하는 구상이 추진 중이다.

육아휴직 대상이 확대됐고 육아휴직 급여도 인상됐다.

2010년 기준으로 육아휴직 급여는 고용보험에서 매월 50만원이 최대 1년간 지급되는 정액제였으나 2011년에 월 50만∼100만원 범위에서 통상임금의 40%를 주도록 정률제를 도입했다.

작년 9월부터 최초 3개월에 대해서는 월 70만∼150만원 범위에서 통상임금의 80%로 인상하도록 지급률을 올렸다. 나머지 9개월은 기존과 동일하다.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대상자는 생후 1년 미만의 영아가 있는 근로자에서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는 근로자로 확대됐다.

정부는 최근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도 모성보호에 관한 실질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연구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2월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삶이 먼저다'를 기치로 제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근로자의 육아를 위한 기업의 지원도 확대


보건복지부의 직장어린이집 설치현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6년에는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사업장 775개 가운데 직접 설치 또는 위탁으로 의무를 이행한 사업장이 365개(47.1%)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는 1천153개 사업장 가운데 940개(81.5%)가 어린이집을 직접 설치하거나 위탁하는 등 이행률도 높아졌다.

작년에는 민간부문 남성 육아휴직 자가 1만2천여 명을 기록해 1995년 남성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한 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1만 명을 돌파했다.

이런 변화 과정에서 저출산은 개인적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국가 사회가 직면한 총체적 위기라는 공감대가 과거보다 확산한 것으로 평가된다.
 

 

▶100조원 지출했지만 성적표는 '최악'…구조적 문제 해결 못해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입한 국가 예산은 2016년 무렵에 10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 보고서 등에 따르면 2006∼2015년 저출산·고령사회 1·2차 기본계획을 시행하면서 저출산에만 약 80조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제3차(2016∼2020) 기본계획을 올해 전면 수정할 방침이기는 하지만 기존 계획을 기준으로 여기에는 약 108조원이 들 전망이다.

그런데도 저출산 대응 성적표는 낙제 수준을 면하지 못했다.

연간 출생아 수는 2002년 49만2천111명을 기록하며 1970년 집계 이후 처음으로 50만 명 선이 붕괴했고 이후 2006·2007·2010·2011·2012·2015년을 제외하고 줄곧 감소했다.

급기야 작년에는 출생아가 35만7천700명으로 잠정 집계돼 처음으로 40만 명을 밑돌았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이 1.3 미만을 기록하는 초저출산 현상이 2001년(1.297)부터 작년까지 17년째 이어졌다.

작년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1970년 출생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인구 밀집 지역인 서울(0.84)과 부산(0.98)은 합계출산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과거 10여 년 동안의 재정 투입을 비롯한 정책적 노력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했던 셈이다.

우선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이 저출산에 제동을 걸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예를 들어 육아휴직 급여 등 지원 등의 확대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사설 보육 이용료, 주택 가격, 사교육비 등 출산·양육과 밀접한 비용이 빠르게 치솟아 지원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국공립어린이집 입소 대기자 문제에서 보듯이 자녀 양육과 직접 관련된 인프라는 여전히 수요보다 부족한 상황이다.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에 대한 인식이 확대했지만, 경력 단절 여성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

장시간 근무와 휴일 근무 등이 만연한 근로 환경에서 맞벌이 부부에게 출산과 육아는 여전히 큰 짐이다.

저출산 문제를 심화하는 배후 요인으로 지목되는 만혼(晩婚)이나 결혼하지 않는 현상(비혼)에 대한 대응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취업난, 저임금, 고용 불안, 주거 불안정 등 청년들이 가정을 꾸리기 어렵게 하거나 출산·양육에 대한 부담을 키우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출산과 양육 지원에 집중하는 대증요법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지원은 대부분 육아 비용 절감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육아 인프라 구축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저출산 문제를 다루는 일선 행정 기관의 대응 체계 미흡이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펴낸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 인식 및 욕구 모니터링' 보고서(이삼식·최효진)를 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저출산 대책 업무 담당자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83.5%가 인력이 부족하다고 반응했다.

저출산 대책 담당자 스스로가 업무에 관해 높은 전문성을 갖췄다고 여기는 비율은 15.9%에 불과했으며 92.2%는 업무에 관한 교육 훈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

 

 

이승주 기자  pathos100479@medi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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